일상

삶에 대한 고찰

쓴다손 2023. 8. 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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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내가 직장에서 겪는  죽음에 대한, 삶에 대한 고찰이다.  혹시 삶을 포기하고 싶거나 살아가는 것이 무의미한 사람이라면 이 글을 통해 과연 사람으로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지만 죽음은 늘 익숙하지 않다. 

 

나도 늘 삶에 찌들어 산다. 그래서 정말 잊으면 안 될 것들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죽는다.

태어날 시간은 정할 수 있지만 죽는 시간은 정할 수 없다.

 

오늘도 한 명의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다.

 

나보다 한살이 많은 남자사람이다.

불과 2개월 전 암진단을 받았고 말기 진단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부작용이 심하고 전이가 되어 포기했다.

 

미혼이라 어머니께서 보호자로 오셨고 더 힘들어하셨다.

 

아침에 잠시 얼굴을 보고 돌아갔는데 다시 연락을 받고 왔을 때는 임종을 맞닥뜨려야 했다.

아버지는 마음이 약하고 몸이 불편해 오지 못한다고 하고

아무리 늦어도 1시간이면 올 거리에 사는 여동생도 바빠서 못 온다고 

어머니는 본인한테만 이런 모습

(?)을 보이면 된다고 했다.

 

사람이 죽는 게 추하고 못볼꼴인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죽는 것도 추한가?

 

어제도 나와 함께 머리띠를 만들며 웃었는데 

오늘 아침엔 호흡곤란으로 결국엔 돌아가시고 말았다.

 

어머니는 장례도 하지 않겠다고 하시지만

친구분들은 장례식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3일장도 마다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하실까?

 

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도 자식을 둔 부모라 조금은 이해가 가고 상상을 하기도 싫다.

 

어머니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나는 이분이 평생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어머니와 함께 좋은 일, 슬픈 일 다 겪고

한꺼번에 몰아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고 먼저 가신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했으면 어머니와 보내는 시간은 이보다 훨씬 짧았을 것이다. 

언젠가 슬픔도 잦아들고 일상생활을 하시겠지만 그 마음속 구덩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자식이고 부모의 관계일 것이다.

 

 

있을 때 잘하고 열심히 살아내자.

하고 싶은 거 하고 후회 없이 살자.

 

 

살아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삶은 고귀하다.

 

 

오늘을 살아내는 나도, 우리도 고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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